2015/12/06

그 후로 이 사람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 그 후로 이 사람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 [내가 녹림칠십이채를 지휘하는 입장이라면 오늘 밤 야습을 할거요.] 아노인의 말에 군웅들은 딸그락거리던 젓가락을 멈췄다. 늦은 저녁나절, 변변찮은 것이라지만 맛있게 하고 있던 식사가 갑자기 맛이 없어졌다. [야습이라?] 생각만 해도 으시시해졌다. [야습을 하겠습니다!] [꼭 해야겠나?] 수좌는 술잔에 소홍주(小紅酒)를 따르며 먼 눈동자로 차영괴를 바라봤다. [형제들의 원수가 와 있습니다.] [그렇군....] 수좌는 갈등하는 주옥상을 바라봤다. [따라

2015/11/28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어제의 괴인 문을 열며 들어왔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어제의 괴인 문을 열며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이상한 약봉지가 들려있었다.

뭐죠?

이천운이 약봉지를 보고 물었다.

술깨는 약. 약방에서 비싼 돈주고 구해온 거야.

여긴 어디죠?

근처에 있던 작은 마을. 너 어제 술 많이 먹고 잠들었잖아. 기억 안나냐?

괴인이 침상옆에 앉아, 약봉지를 건내며 말했다.

아~~

그제서야 이천운은 어제 일을 기억할 수 있었다.

2015/11/26

마뇌자가 대꾸했다. 무감인 둘은 여전히

마뇌자가 대꾸했다. 무감인 둘은 여전히 무표정한 표정으로 마뇌자의 양옆에 서있었다.

그럼 하인들로 우릴 공격한건가? 날 너무 우습게 보는군......

난 공격하라고 명령한 적 없다. 산어귀를 감시하라고 보냈더니 쓸데없는 공명심에 나선거지.

이천운은 그제서야 왜 약한 흑랑대가 자신들을 공격했는지 알 수 있었다.

왜 여기까지 몸소 왕림하신거지?

주만지가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주만지는 평소 의리를 중요하게 여겨왔다. 때문에 마뇌자가 무능력하다고는 하지만 수하들을 무시하는 말을 해 기분이 나빠져 있었다. 사람들과의 의리를 중요시하느냐 마느냐가 마뇌자와 신산자의 결정적인 차이였다.

그래도 너무 배고파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지금까지 마교에 끌려갔다가 살아나온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지금 마교내부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이제 육일만 버티면 돼.

그래도 너무 배고파요.

이천운은 다시 복면인들의 식사를 구경했다. 어느새 바닥은 이천운의 침으로 작은 호수가 고여있었다.

잠깐만 기다려라~!

청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려고요?

잠깐 동굴안 좀 구경하려고...... 이 동굴은 상당히 넓은 것 같더구나. 대게 이런 동굴은 입구가 두 개 이상이거든. 그리고 혹시 아냐? 동굴안에 먹을 꺼라도 있을지?

와~! 그럼 같이 가요.

2015/11/25

그러나 방취영은 막무가내

.] 그러나 방취영은 막무가내였다. [이 남자가 멍청하게, 나는 오늘 여기서 자고 갈 거란 말이야!] 어디까지가 술취한 상태에서 하는 말인지 알 수 없었다. 취기가 심해질수록 방취영은 더 대담해져서 마침내 그 뛰어난 경공실력을 발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녀는 굉장한 속도로 의 품안으로 뛰어들었다. 는 얼떨결에 금나수로 그녀를 받아들었지만 밀쳐내지는 못했다. 생전 처음으로 따뜻

2015/11/24

야생인 것을 인간

야생인 것을 인간이 길들여 가축처럼 부리게 된 짐승이다. 때로는 충실한 하인으로, 어떤 때는 친구로, 또 어떤 때는 식량으로, 그 유용성이 입증된 개는 인간과 친근하기  마련이지만 지금 침실의 문 앞에 버티고 있는 두 마리 개와는 도저히 친해질 기분이 나지않는 방취영이었다. 중원의 개는 대개 털이 복실하고 통통할 뿐 아니라 크기도 아담하여 사람에게 겁을 주지 않는다. 그런데 저

소리만 들려왔다. 휘익! 그 방

소리만 들려왔다. 휘익! 그 방 앞에 그림자가 번뜩이며 섬연한 인영이 나타났다. 이제는 퍼붓기 시작하는 눈을 맞으며 방 사이를 오락가락하던  인영은 가장 호화스러운 방을 집어내고는 슬그머니 안으로 들어갔다. 인영은 문을 소리 없이 열고, 벽에 등을 댄 채 주인이 쓰고 있는 침상으로 다가갔다. 침상 위에

2015/11/20

난 오미녀(吳美女)라고해. 만나서 반가워

"난 오미녀(吳美女)라고해. 만나서 반가워."

장부귀 맞은편의 여드름투성이 여자가 이천운을 향해 이상한 눈길을 보내며 말했다.

"난 오성숙(吳成熟)이라고해. 천운이는 참 잘생겼구나......"

장거한 맞은편에 앉은 키작고, 가슴만 비정상으로 큰 소녀가 이천운을 향해 오미녀보다 좀더 야릇한 눈길을 보냈다. 물론, 오미녀와 둘이서 째려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난 오공주(吳公主)라고해. 반가워......"

"난 오일녀(吳一女)라고해......"

"난 오징어(吳懲禦)라고해....."

2015/11/18

알면서도 한탄을 아니할 수 없었다.

알면서도 한탄을 아니할 수 없었다. 사제들에게는 차마 더이상 말을 할 수 없었지만 그는 맹독이 발라져 있는 검을 받아들고온 처지였다. 어떤 일이 있어도 그자를 꼭 죽여야 한다는 부탁이었다. '정도를 추구하는 검문에서 그런 비열한 수단이라니....' 하지만 원리원칙대로 버티기에는 후원자인 이성양의 입김이 너무나 강했다. 이 만주땅에서는.... 그는 사제들과 술을 한잔 들이키고는 자리를 떴다. [하기 싫은 일이지만 기왕 이렇게 된 것, 빨리 끝내버리세.] 그는 아우들

처리해줘야겠어!] 위현은 언제나처럼

처리해줘야겠어!] 위현은 언제나처럼 봉서 하나를 던졌다. [그대로 시행해라!] 반문을 용납치 않으려는지 위현은 몸을 돌려버렸다. 는 허리를 숙이고 물러나갔다. [저 바보녀석이!] 가 방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위현은 더욱 짜증을 냈다. 그의 양자 위충현이 간사스럽게 속삭였다. [저자가 무슨 죄라도...?] 위현은 쭈글쭈글한 손을 들어 서탁 한구석의 서찰을 가리켰다. [밀서다!] 위충현은 조심스

일을 정초가 날카롭게 지적했다는

못한 일을 정초가 날카롭게 지적했다는 질투심에 사로잡혀 사리분별을 잃고 있었다. [이미 선발의 멸마단이 무사히 지나간 곳에 녹림도들이 있을 리 없지 않습니까? 괜한 시간 낭비하지 말고 빨리 통과합시다.] 보통 때라면 정초는 팽영

2015/11/16

원청은 의외로 빨리 결정을

를.... 진원청은 의외로 빨리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왕옥산을 내려가 첫 번째로 들어간 마을, 제촌(際村)의 객잔까지 전해진 한 가지 풍문 때문이었다. 북쪽으로 이십 리 떨어진 곡요에서 사흘 전 벌어진 무림맹과 녹림칠십이채의 일전에서 무림맹이 대승하여 녹림도들은 서쪽으로 백여리나 달아나 만천(万泉) 부근으

2015/11/14

정법스님의 비위를 상하게 한 모양이다.

정법스님의 비위를 상하게 한 모양이다. 확실히 진원청은 한 달 전 정법스님의 밑으로 왔을 때 보였던 그 불안하고 무엇인가에 쫓기는 표정에서 해방되어 이제는 얼굴에 생기와 활력이 넘치고 있었다. 불만과 벗하고 있는 정법스님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더 많았지만, 적어도 무의식 속에 감춰져 있던 불을 꺼려하는 마음을 사라지게 해준 것은 사실이다. 그것으로 번뇌가

2015/11/13

절기를 정했다. 배사하자 진왕정

절기를 정했다. 배사하자 진왕정은 당운혜를 제자로 대했다. [이걸 손목에 묶어라.] 긴 노끈 하나가 아름드리 나무에 묶여 있다. 나무에는 노끈에 의해 팬 자국이 선명하여 종종 이렇게 묶어놨던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장 정도 길이의 노끈이 당운혜의 손목과 진왕정의 집 뜰에 우뚝 서 있는 거목을 연결했다. [명문의 자제이니 명경과 암경의 원리에 대해서는 알고 있겠지?] 당운혜는 진왕정의

2015/11/11

숭산을 벗어나자

가?' 숭산을 벗어나자 온현까지의 길은 먼지 날리는 대평야였다. 길게 이어진 밭과 그 사이의 고고한 관도. 간혹 지나다니는 마차의 바퀴자국을 따라 온현으로의 길을 재촉했지만 목적지 상양촌이 온현 어디에 있는지 근동 사람들도 모른다면 혹시 찾지 못할 수도 있었다. '난 몰라! 유첩형에게 좀더 자세히 물어두는 건데.' 멀리 온현의 현성이 희미하게 보일 무렵 하늘에 점점이 떠 있던 구름이

2015/11/10

무술 연마를 하는 시간이 도래하기

무술 연마를 하는 시간이 도래하기를 기원했다. 탁탁탁! 뛰는 발걸음 소리가 급하다. 종령대사의 매서운 눈썹이 휘어졌다. [누가 감히 참선을 방해하는가!] 고요하던 대웅전의 문이 비명을 지르며 열렸다. 더불어 종령대사의 분노가 최고조에 달했다. 문을 열어젖힌 사람은 다름아닌 무승들의 권법 사범인 현기화상(玄機和尙)이다. 무림십육기 중 가장 앞머리의 소림에서 말석을 차지하는 권법의 명인, 또한 다음 번 장문인

2015/11/06

보이진 않았지만 행색으로

보이진 않았지만 행색으로 보아 스님인듯했다. 손목을 잡아보니 맥은 아직 뛰고 있지만 매우  불규칙했다. 또 여기저기 칼에 베인 상처라든가 화살촉이 박혔던 자리들이 남아 있어 멀리서 들리는 함성

2015/10/23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이 녀석은?' 무전은 느릿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선고했다. [우리 일본도는 치열한 실전으로 단련된다. 그것은 무(武)가 아니야, 바로 생사(生死)지. 반면에 조선검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지나치게 도(道)를 추구하더군. 그래서는 우리 일본도를 따라오려면 멀었지.] 한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