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4

소리만 들려왔다. 휘익! 그 방

소리만 들려왔다. 휘익! 그 방 앞에 그림자가 번뜩이며 섬연한 인영이 나타났다. 이제는 퍼붓기 시작하는 눈을 맞으며 방 사이를 오락가락하던  인영은 가장 호화스러운 방을 집어내고는 슬그머니 안으로 들어갔다. 인영은 문을 소리 없이 열고, 벽에 등을 댄 채 주인이 쓰고 있는 침상으로 다가갔다. 침상 위에

2015/11/20

난 오미녀(吳美女)라고해. 만나서 반가워

"난 오미녀(吳美女)라고해. 만나서 반가워."

장부귀 맞은편의 여드름투성이 여자가 이천운을 향해 이상한 눈길을 보내며 말했다.

"난 오성숙(吳成熟)이라고해. 천운이는 참 잘생겼구나......"

장거한 맞은편에 앉은 키작고, 가슴만 비정상으로 큰 소녀가 이천운을 향해 오미녀보다 좀더 야릇한 눈길을 보냈다. 물론, 오미녀와 둘이서 째려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난 오공주(吳公主)라고해. 반가워......"

"난 오일녀(吳一女)라고해......"

"난 오징어(吳懲禦)라고해....."

2015/11/18

알면서도 한탄을 아니할 수 없었다.

알면서도 한탄을 아니할 수 없었다. 사제들에게는 차마 더이상 말을 할 수 없었지만 그는 맹독이 발라져 있는 검을 받아들고온 처지였다. 어떤 일이 있어도 그자를 꼭 죽여야 한다는 부탁이었다. '정도를 추구하는 검문에서 그런 비열한 수단이라니....' 하지만 원리원칙대로 버티기에는 후원자인 이성양의 입김이 너무나 강했다. 이 만주땅에서는.... 그는 사제들과 술을 한잔 들이키고는 자리를 떴다. [하기 싫은 일이지만 기왕 이렇게 된 것, 빨리 끝내버리세.] 그는 아우들

처리해줘야겠어!] 위현은 언제나처럼

처리해줘야겠어!] 위현은 언제나처럼 봉서 하나를 던졌다. [그대로 시행해라!] 반문을 용납치 않으려는지 위현은 몸을 돌려버렸다. 는 허리를 숙이고 물러나갔다. [저 바보녀석이!] 가 방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위현은 더욱 짜증을 냈다. 그의 양자 위충현이 간사스럽게 속삭였다. [저자가 무슨 죄라도...?] 위현은 쭈글쭈글한 손을 들어 서탁 한구석의 서찰을 가리켰다. [밀서다!] 위충현은 조심스

일을 정초가 날카롭게 지적했다는

못한 일을 정초가 날카롭게 지적했다는 질투심에 사로잡혀 사리분별을 잃고 있었다. [이미 선발의 멸마단이 무사히 지나간 곳에 녹림도들이 있을 리 없지 않습니까? 괜한 시간 낭비하지 말고 빨리 통과합시다.] 보통 때라면 정초는 팽영

2015/11/16

원청은 의외로 빨리 결정을

를.... 진원청은 의외로 빨리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왕옥산을 내려가 첫 번째로 들어간 마을, 제촌(際村)의 객잔까지 전해진 한 가지 풍문 때문이었다. 북쪽으로 이십 리 떨어진 곡요에서 사흘 전 벌어진 무림맹과 녹림칠십이채의 일전에서 무림맹이 대승하여 녹림도들은 서쪽으로 백여리나 달아나 만천(万泉) 부근으

2015/11/14

정법스님의 비위를 상하게 한 모양이다.

정법스님의 비위를 상하게 한 모양이다. 확실히 진원청은 한 달 전 정법스님의 밑으로 왔을 때 보였던 그 불안하고 무엇인가에 쫓기는 표정에서 해방되어 이제는 얼굴에 생기와 활력이 넘치고 있었다. 불만과 벗하고 있는 정법스님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더 많았지만, 적어도 무의식 속에 감춰져 있던 불을 꺼려하는 마음을 사라지게 해준 것은 사실이다. 그것으로 번뇌가